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루이센 (Luischen) - Thomas Mann, Deutschland 1900 루이센 (Luischen) - Thomas Mann, Deutschland 1900 아무리 뛰어난 문학적 상상력으로도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결혼이 있다. 그것은 연극에서 서로 상반되는 것끼리의 결합, 즉 늙고 어리석은 것과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것의 위험한 결합처럼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소극에서는 그런 모순적인 것끼리의 결합이 극의 구성적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아마 이 세상 어디에도 그만큼 공손하고 친절하고 양보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그의 지나친 친절함과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태도가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강요된 것이고, 또 그의 소심함과 불안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꼈기에 그의 그런 태도를 별로 유쾌하게 여기지 않았다. "잘 들어요, 우리 둘이 .. 2020. 2. 5.
날개 - 이상, Korea 1936 ​ 날개 - 이상, Korea 1936 ​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 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 을 영수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이 싱거워서 .. 2020. 2. 4.
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 - Edgar Allan Poe, USA 1843 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 - Edgar Allan Poe, USA 1843 내가 지금부터 쓰려고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끔찍한 터라, 나는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믿어주기 바라지도 않거니와 믿어달라 애원하지도 않겠다. ​ 어쨌든 나는 내일 이 세상과 작별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내 마음속에 있는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을 작정이다. ​ 플루토-우리 고양이 이름-는 참으로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였다. 나는 조끼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그 불쌍한 고양이의 목을 잡은 채 태연하게 눈구멍에서 한쪽 눈알을 도려냈다. 그때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어떤 학문도 설명해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심성의 원시적 충동의 하나로, 인간성을 지배하는 불가분적 기본 능력 혹은 감정의 하나라고 나는.. 2020. 2. 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