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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 - Edgar Allan Poe, USA 1843

by 토마스 만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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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The Black Cat) - Edgar Allan Poe, USA 1843

 

내가 지금부터 쓰려고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끔찍한 터라,
나는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믿어주기 바라지도 않거니와 믿어달라 애원하지도 않겠다.

어쨌든 나는 내일 이 세상과 작별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내 마음속에 있는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을 작정이다.

플루토-우리 고양이 이름-는 참으로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였다.

나는 조끼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그 불쌍한 고양이의 목을 잡은 채 태연하게 눈구멍에서 한쪽 눈알을 도려냈다.

 

그때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어떤 학문도 설명해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심성의 원시적 충동의 하나로, 인간성을 지배하는 불가분적 기본 능력 혹은 감정의 하나라고 나는 확신한다.

어느 날 아침 나는 태연자약하게 고양이의 목을 줄로 묶어 나뭇가지에 걸었다.

계속되는 고통의 압박으로 그나마 쥐꼬리만큼 나에게 남아 있던 '선'의 자취도 그만 꼬리를 감춰버리고,
온갖 흉악한 생각만이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무 불평도 없이 그 고통을 달게 견디는 희생자는 가엾게도 언제나 아내였다.

 

마침내 경찰은 완전히 의심을 푼 표정으로 집을 떠나려 했다.
그때 나의 기쁨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터져나왔다.
나는 다만 한마디 말이라도 해서 나의 무죄를 한층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불탔다.
"여러분!"
경찰관들이 계단을 올라갈 때 나는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
"여러분의 의심이 풀어져 무엇보다 기쁩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의 건강을 빌며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집은 말입니다.구조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그때 나는 여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격렬한 욕망에 싸여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것은 지옥에 떨어진 자들의 고통의 비명과,

그에게 형벌을 주고 기뻐 날뛰는 악마의 외침이 동시에 섞인 소리였다!

 

 

 

...

불안과 광기에 휩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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