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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젊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 James Joyce, Ireland 1916

by 토마스 만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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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 James Joyce, Ireland 1916

 

자기 자신 또한, 자라나서 그 세계의 삶에 참여하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당장은 그 내용을 잘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여겨지던 커다란 자기 몫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는 남몰래 준비하기 시작했다.

 

 

애들의 바보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자기가 다른 애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클롱고우스 시절보다도 더 민감하게 느껴졌다. 그는 놀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기 영혼이 그 동안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던 그 실체 없는 이미지와 실제 세상에서 맞딱드리고 싶었다.
그는 어디서 그것을 찾을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인도하고있던 어떤 예감은 그가 공공연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결국 그 이미지와 마주칠 수 있을 것임을 말해 주었다.
아마도 어느 집 문간에서, 혹은 보다 은말한 곳에서 오랜 지기들이 만나듯이, 마치 만나자는 약속을 미리 해두었던 것처럼 그들은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마법의 순간에 연약함과 소심함과 무경험이 그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그는 교장의 동료 의식에 맥없이 묵종하고 있던 손을 살그머니 빼냈다.

 

 

이런 것을들 기억하자 교육이니 신심보다도 더 강한 본능이 잠에서 깨어났고, 그가 그런 생활에 가까이 가려고 할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 미묘한 적대적 본능을 발동시키면서 묵종하지 못하게 했다.
그런 생활의 냉기와 질서가 그에게 혐오감을 주었다.
그는 추운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수련자들과 함께 줄을 지어 새벽 미사에 나가서 기도함으로써 뱃속의 허기를 극복하려고 헛되이 노력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도 보았다.
그렇다면 낯선 집에서 먹거나 마시는 일을 꺼리는 그의 뿌리 깊은 수줍음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버렸을 것인가?
또 어떤 질서 속에서도 자기야말로 다른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하게 하던 그 오만한 정신은 또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그의 영혼은 소년 시절의 무덤에서 일어나 그 시절의 수의를 밀쳐버렸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 옛날의 위대한 명장처럼, 그도 이제는 영혼의 자유와 힘을 밑천으로 하나의 살아 있는 것,
아름답고 신비한 불멸의 새 비상체를 오만하게 창조해 보리라.

 

 

"예술가는 창조의 신처럼 자기가 만드는 작품의 내면이나 이면 혹은 그 위 또는 초월적인 곳에 남아서
남의 눈에 띄지 않은 채 스스로를 순화하여 사라지게 한 후 초연히 손톱이나 깎고 있는 거야."

 

 

"내가 믿지 않게 된 것은, 그것이 나의 가정이든 나의 조국이든 나의 교회든, 결코 섬기지 않겠어.
그리고 나는 어떤 삶이나 예술 양식을 빌려 내 자신을 가능한 한 자유로이, 가능한 한 완전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 있는 무기인 침묵, 유배 및 간계를 이용하도록 하겠어."

 

 

...

 

맞지 않는 옷을 걸쳤다면,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있다면

빨리 벗어버려야 되는거다.

 

자아를 찾는 고뇌와 시련의 시간.

 

정치, 종교, 가정을 모두 떨쳐버리고

자기 유배의 길을 떠난 스티븐 디덜러스.

 

젊의 예술가다운 자유와 과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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