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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결투(Duel) - Richard Matheson, 1971 USA

by 토마스 만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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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Duel) - Richard Matheson, 1971 USA

 

그때 갑자기 트럭이 으르렁거리며 왼쪽 차선을 지나갔다. 그 바람에 차가 조금 흔들렸다.

트럭은 다시 핸들을 꺾어 서쪽 차선으로 들어왔지만 너무나 급작스러운 탓에 만은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부랴부랴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도대체 넌 뭐 하는 작자냐?'

 

그는 가속 페달을 밟으며 차를 반대 차선으로 조금 옮겼다. 그는 페달을 더 밟아 차를 완전히 반대 차선으로 빼냈다.

만은 뒷거울로 트럭을 체크하면서 원래 차선으로 들어왔고 그리고 다시 앞쪽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때 트럭 운전사가 있는 대로 클랙슨을 눌러 댔다. 만은 깜짝 놀라 뒷거울을 보았다.

'도대체 뭐야?'

 

갑자기 트럭의 엔진 소리가 커지는 바람에 그는 얼른 뒷거울을 보고 다시 옆 거울로 눈을 돌렸다.
'맙소사, 저 친구 또 추월하겠다는 거야?'

 

트럭이 왼쪽으로 움직여 그의 추월을 막았다.
한참 동안 만은 멍한 시선으로 트럭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이가 없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브레이크를 밟고 제 차선으로 돌아가야 했다.
트럭이 속도를 늦춘 것이다.

 

그는 충동적으로 반대 차선으로 들어가 속도를 높였다.

놀랍게도 트럭 운전사는 길을 막는 대신 왼손을 내밀어 추월 신호까지 보내 주었다.
만은 페달을 밟았다. 그리고 곧이어 비명을 지르며 핸들을 꺾어야 했다.

 

그는 뒷거울을 보며 호탕하게 웃어 젖혔다. 추월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덤으로 먼지 구름까지 얻은 것이다.
개자식한테 먼지 세례를 퍼부어 줄 수 있었으니 어찌 통쾌하지 않으랴!

 

그는 뒤에서 들리는 굉음에 얼른 뒷거울을 보았다.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트럭이 언덕 아래로 질주해 내려오고 있지 않는가!

 

자동차 브레이크가 오른쪽에 걸려 차가 반쯤 회전하더니, 옆으로 미끄러지며 마침내 급정거를 했다.
카페에서 25미터 쯤 벗어난 곳이었다.

 

호흡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그는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며 미소까지 지었다.
좋아, 친구. 이제 끝났어. 끔찍한 악몽이긴 했지만 이제 끝났다고.

 

심장이 어찌나 뛰던지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트럭과 트레일러가 밖에 주차되어 있었다.

 

 

 

...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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