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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Der Tod) - Thomas Mann, Deutschland 1897
그가 나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그는 나를 조금도 모른다.
나는 내 마지막 나날이 일상적이고 지겨운 일들로 침해받는 걸 원치 않는다.
내 죽음에 무언가 시민적이고 습관적인 것이 섞이는 것이 너무 두렵다.
그 위대하고 진지하고 수수께끼 같은 날은 생경하고 이상야릇해야 한다.
그 10월 12일은...
자살이 무엇일까? 자기 의지로 죽는 것?
하지만 남의 의지로 죽는 사람이 있을까?
생명을 포기하고 죽음에 내맡기는 것은 어떤 형태든 유약함에서 나온다.
인간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고는 죽지 않는다.
20년 동안 나는 한 시간 뒤에 시작될 이날을 위해 죽음을 불러 왔다.
그런데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무언가 다른 것이 은밀히 속삭인다.
내가 이 아이를 두고는 떠날 수 없을 거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자정 이후에도 죽을 수가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자 죽음이 딸아이를 먼저 찾아갔다.
그렇다면 내 딸아이의 침대로 죽음을 끌어들인 것은 나였다.
너를 죽인 건 이 아비야!
...
이제는 진정으로 죽음에 동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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