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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좋은 사람은 드물다. (A Good Man Is Hard To Find) - Flannery O'Connor, USA 1953

by 토마스 만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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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드물다. (A Good Man Is Hard To Find) - Flannery O'Connor, USA 1953

 

할머니는 플로리다에 가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 엄마는 그 말을 듣는 것 같지 않았지만 여덟 살 소년 존 웨슬리, 그러니까 안경을 쓴 뚱뚱한 아이가 말했다.
"플로리다에 가기 싫으면 할머니는 그냥 집에 계시면 되잖아요?"

"수백만 달러를 준대도 할머니는 집에 안 계실거야. 우리가 가는 곳은 꼭 따라오시잖아."

준 스타가 말했다.

 

다음 날 아침 할머니는 가장 먼저 준비를 마치고 자동차에 올랐다.
할머니는 한쪽 모퉁이에 하마 머리 장식이 있는 검은색의 큰 여행 가방을 챙겼고, 그 밑에 고양이 피티싱이 든 바구니를 숨겼다.

 

할머니는 톰스보로 외곽에서 잠이 깨고는 젊은 시절에 이 지역의 대농장을 방문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 집에는 비밀의 벽이 있어." 할머니가 교활하게 말했다.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지만, 할머니는 그게 진실이기를 바랐다.

 

베일리는 소리를 지르고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조용히 좀 못하니? 조용히 좀 해봐. 입 안 다물면 아무 데도 안 갈 거야."
"거긴 아이들한테 아주 교육적일 거야." 할머니가 나직하게 말했다.

 

길은 여러 달 동안 아무도 다니지 않은 것 같았다.

 

"별로 안 멀어."

할머니가 말했는데, 그 순간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생각이 너무도 당황스러워서 할머니는 얼굴이 빨개지고 동공이 풀렸으며 두 발이 튀어 올라 구석의 여행 가방을 쳤다. 가방이 떨어지자 그 밑의 바구니를 덮은 신문지가 그르릉 소리와 함께 솟아오르더니 고양이 피티싱이 베일리의 어깨로 뛰어올랐다.
아이들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아이들 엄마는 아기를 안고 문 밖으로 튀어 나가 바닥을 굴렀다.
할머니는 앞 좌석으로 튀어 나갔다.

 

할머니는 대시보드 밑에 몸을 웅크리고 차라리 자기가 다쳐서 베일리의 분노가 자신에게 쏟아지지 않기를 소망했다.
사고 직전에 부인에게 떠오른 끔찍한 생각은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 집이 조지아 주가 아니라 테네시 주에 있다는 것이었다.

 

"사고가 났어요!"

아이들이 신이나서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도 안 죽었어."

준 스타가 할머니가 쩔뚝거리며 차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실망해서 말했다.

 

도로는 3미터 정도 위에 있었고, 그들의 눈에는 도로 건너편의 숲 꼭대기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몇 분 후에 자동차 한 대가 언덕 저편에 나타나서 그들을 본 듯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크고 낡은 검은색 장의차 같은 자동차였다.

차 안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난 알아요." 할머니가 비명을 지르듯이 말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부적응자가 그 말을 꼼꼼히 생각해 보는 듯 약간 뜸을 들이고는 덧붙였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도 아닙니다. 우리 아빠는 내가 형제자매들과 품종이 다르다고 하셨죠."

 

"우리가 탈출할 떄 입었던 옷은 묻었고,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이것도 중간에 만난 사람들에게 빌린 것이죠."

 

숲에서 탕 총소리가 나고 이어 다시 한 방이 울렸다.

"교도소의 수석 의사는 내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에요."

 

"사모님, 이 아이와 함께 보비 리와 하이럼을 따라 숲 속의 남편에게 가시지 않겠습니까?"

 

부적응자와 둘이 남은 할머니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 예수님!"

노부인이 소리쳤다.

"당신은 좋은 핏줄이에요! 기도하세요. 가진 돈을 전부 줄게요!"


"사모님, 시체는 장의사에게 팁을 주지 않습니다."

 

...

 

위선은 악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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