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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밀고자 (Finger Man) - Raymond Chandler, USA 1934

by 토마스 만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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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자 (Finger Man) - Raymond Chandler, USA 1934

 

루 하거는 담배를 입에 찔러 넣고 으르렁거렸다.
"그래, 프랭크 도어. 그 뚱댕이 거머리 같은 자식이 혼자 다 처먹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아무런 상처도 주지 못하는 욕을 하는 것에 재미를 붙일 나이는 진작 지났다.

 

내 뒤에서 가볍고 빠른 발걸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돌아서기에는 늦었다.

 

고행자 같은 표정의 젊은 접수계원이 전화교환대 조명등 아래서 캘리포니아 주 고등법원 판례집을 읽고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와 몇 분 동안 내 마몬 투어링카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주머니에 챙겨 온 캐나디안 클럽을 좀 마셨다.
그 후 다시 캐럴론 호텔로 돌아가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갔다.

 

숙소에 도착해서 15분쯤 뜨거운 수건을 머리에 얹고 있다가 파자마 차림으로 앉아 따뜻한 레몬차에 탄 위스키를 마시며 이따금 캐럴론 호텔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부에는 스물여덟 명의 글렌이 실려 있었다. 그중 여자는 세 명이었다.
한명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다른 두 명은 빨강 머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시 건 전화를 받은 처음의 여자가 나를 보자고 했다.
나는 면도와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고, 콘도 빌딩까지 세 블록을 내려갔다.

"난 철부지가 아니에요. 지금 곤경에 처했단 걸 잘 알아요.
그렇다고해서 돈을 돌려주고 빈털터리가 될 생각은 없어요.
나는 이 돈의 반을 갖고 감쪽같이 탈출하길 바라요."

 

처음부터 클렌 양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았다.

 

정치꾼, 프랭크 도어가 커다란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는 뚱뚱한 배를 책상에 밀착시킨 채 뭔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꽤나 영악해 보였다.

 

허세를 좀 부렸지만, 그런 허세는 싸구려 결혼반지에 입힌 금박보다 더 부실했다.
허세가 통한 것은 도어가 봐주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피나가 다 털어놓았지. 하거는 매니 티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비밀 증인이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하거 자신은 그 비밀을 지키지 못했지. 이 여편네한테 털어놓고 만 거야.
이 여편네는 그걸 당신한테 말했고... 그래서 살인은 계획된 거지.
이 탐정이 먼저, 그게 통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내가 덮어쓰게끔."


...

 

필립 말로,

펄프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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