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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드라마 (Drama) - Anton Chekhov, Russia 1887

by 토마스 만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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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Drama) - Anton Chekhov, Russia 1887

"파벨 바실리치 씨, 저기 어떤 숙녀분이 선생님을 찾는데요"
루까가 알려왔다.
"벌써 한 시간째 기다리고 있군요..."
파벨 바실리치는 아침 식사를 막 끝낸 참이었다. 숙녀분이라는 말을 듣자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알 게 뭐야! 나 바쁘다고 해"

그녀는 얼굴에 불그레하게 살집이 붙은 거대하고 뚱뚱한 여자였는데, 안경을 쓰고 있는 품은 제법 점잖아 보였지만 차림새는 좀 지나치다 싶을 만큼 화려했다.

"제발 적선한다 생각하시고 한 번만요! 제가 뻔뻔스럽고 집요한 여자라는 것은 압니다만 그래도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세요! 내일 저는 카잔으로 갑니다. 그래서 오늘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은 거예요. 저에게 선생님의 시간을 삼십 분만 할애해 주세요... 딱 삼십 분만! 이렇게 빌겠어요!"

너 같은 건 귀신이 잡아갔으면 좋겠다...
왜 내가 이런 허섭쓰레기를 들어야 하니! 
네가 희곡을 쓴 게 내 죄냐? 맙소사, 공책은 두껍기도 하구나! 제기랄!

그의 눈 속에서 그녀는 뿌옇게 어른거리며 머리가 세 개가 되기도 하고 천장에 달라붙기도 했다.

무라슈키나는 점점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서재의 잿빛 공기와 섞여버렸다. 
보이는 것은 오직 그녀의 움찔거리는 입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술병만 한 크기로 작아져서 흔들거리더니 책상과 함께 방 저쪽으로 사라져버렸다.

무라슈키나는 또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파벨 바실리치는 난폭하게 눈을 희번덕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가슴속으로부터 치솟아나오는 듯한 괴기스러운 비명을 지르더니 묵직한 문진을 집어 들고 그것으로 무라슈키나의 머리통을 힘껏 내리쳤다.
"날 잡아가라. 내가 그녀를 죽였다!"
잠시 후 뛰어들어온 하인에게 그가 말했다.

배심원들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깊은 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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