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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신동 (Das Wunderkind) - Thomas Mann, Deutschland 1903

by 토마스 만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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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 (Das Wunderkind) - Thomas Mann, Deutschland 1903

 

신동이 들어오자 홀 안이 조용해진다.
잠잠해진 가운데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옆쪽 어디에선가 우민의 지도자인 세습 군주가 먼저 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아이와는 상관없이 벌써 감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박수갈채를 끌어내는 이 꼬마의 솜씨는 얼마나 노련한가!
가리개 뒤에서 청중들을 기다리게 하고, 무대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약간 머뭇거리고, 오래전부터 질렸을 화환의 알록달록한 공단 리본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즐겁게 살펴보고, 또 귀엽고 망설이듯 인사하고, 청중에게 미친 듯이 박수를 칠 시간을 주어서 그들의 손이 만들어 내는 귀중한 소리가 하나도 헛되지 않게 할 줄 알았다.

'부엉이는 내 히트 곡이야. 사실 나중에 연주될 환상곡이 훨씬 훌륭해.
특이 올림다장조로 가는 부분이 그래. 그런데도 청중들은 이 부엉이에 홀짝 빠져 버렸어.
부엉이는 내가 만든 첫 곡이자 가장 형편없는 곡인데 말이야.'
신동은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사랑스럽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한 대형 벽거울 앞에서는 한 젊은 귀부인이 외투를 입고 모피 신을 신는 것을 소위 계급장을 단 두 오빠가 도와주고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가씨이다. 푸른 눈에 순수 혈통의 맑은 얼굴을 가진 것이 진정한 귀족 가문의 여식으로 보인다.

 

이들 뒤에서는 머리를 다듬지 않은 한 처녀가 우울한 표정의 청년과 함께 걸어가며 머릿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사랑스러운 아이야! 아니, 정말 존경스러운 아이야!' 그러더니 처녀는 단조로운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친다.
"우리는 모두 신동이야. 창조하는 우리 모두는!"


이후 두 사람은 침묵한다. 머리를 다듬지 않은 처녀는 세 귀족 오누이를 바라본다.
그들을 경멸하지만 그들이 모퉁이를 돌아갈 때까지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


머리를 다듬지 않은 예술가는
우울한 표정의 예술가와 함께 걸으며
순수 혈통의 시민을 동경한다.

신동은 시민을 무시하고
시민은 신동에게 별 감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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