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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ology/others

바톤 핑크 (Barton Fink) - Joel Coen, USA 1991

by 토마스 만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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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톤 핑크 (Barton Fink) - Joel Coen, USA 1991

창작은 어렵다.

자신의 작품 속에 액자처럼 갇혀버린 작가의 이야기.

 

바톤 핑크는 뉴욕에서 성공한 희곡 작가이다.
영화 시나리오에 도전하기위해 헐리우드로 왔으나, 창작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작품을 전혀 진전시키지 못하고 만다.

 

영화의 첫 장면은 연극 무대 뒷편.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한다. 6층 꼭대기, 이 냄새 고약한 사면의 벽.
새벽 3시에 바람처럼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 대신 작별 인사를, 모리. 다 그리워지리라.
진정 그럴 것이리라. 이젠 아니야, 릴, 지금은 깨어 있어.
수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지. 데이브 아저씨가 그랬지.
눈을 감고 산다면 대낮도 꿈이라고. 이제 난 눈을 떴고 성가대가 보이고 대원들이 누더기를 걸친 걸 알았지.
그러나 우리 모두가 그 성가대지."

 

연극 속 주인공의 이 대사는 사실 바톤 핑크의 목소리이다.
대사를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오는 주인공 배우의 복장과 가방은 바톤 핑크가 LA의 얼 호텔에 도착했을 때와 동일하다.

바톤 핑크가 얼 호텔에서 묵게되는 곳도 6층이다.

위 대사 중 등장하는 릴(릴리안)과 모리라는 인물은 후에 바톤 핑크가 찰리에게 자신의 가족을 찾아가라고 주소를 알려주는 인물들의 이름이다.

 

무대 뒤에서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밧줄을 조작하는 인물은 찰리와 너무나 닮았다.

연극이 끝나고 5명의 배우가 관객에게 인사를 한다.
할머니는 게이슬러 감독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제복을 입은 뚱뚱한 남자는 잭 립닉과,
주인공의 바톤 핑크 자신과,
여인은 오드리와,
수트 차림의 노인은 W.P 메이휴와 외모가 유사하다.
(여인과 수트 노인은 손을 잡고있다.)

 

바에서 갈런드와 LA 행에 대해 이야기한 뒤에 보여주는 황금색의 성은 암석에 부서지는 파도로 디졸브되며 LA행은 실패할 것임을 알려준다.
621호의 부러진 연필 역시, 핑크는 시나리오를 쓸 수 없음을 암시한다.

연극 속 대사에서 주인공은 끔찍한 호텔과 작별을 고하며, 지금은 꿈이 아니라 깨어있다고 말한다.
찰리라는 인물은, 바톤 핑크에게 압박을 주는 호텔이 꿈 속에서 의인화 된 것이다.
그리고 잭 립닉, 오드리, 메이휴, 할머니 역시 평소 그가 뉴욕에서 같이 작업하던 인물들이 꿈 속에 등장한 것이다.
(LA 에는 모기가 없다.)

 

바톤과 찰리는 각각 정신과 육체라는 대표성을 갖게되는데
정신은 그가 꾸고있는 악몽을 뜻하고
귀에서 고름이 흐르는 찰리의 육체는 벽지의 풀이 녹아 내리는 호텔 자체이다.

 

W.P 메이휴는 글을 쓸 수 없을 땐 머리를 떼서 과일 양동이에 담아 거리를 뛰어다니고 싶다고 한다.
이 것은 희곡을 쓰면서 늘 겪었던 바톤 핑크의 고민이었을 것이고,
찰리가 건네주는 상자는 그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음을 나타내며,
결국 그것이 뮤즈가 되어, 글을 써내려 갈 수 있게된다.

하지만 완성된 시나리오는 영화 첫 장면의 연극 대사와 같을 뿐이고,
"엽서를 말하는 게 아니오"

라는 대사에서 끝나면서 오히려 퇴보하고 말았다.

찰리는 "하일 히틀러" 라고 비꼬면서, 바톤 핑크를 유대인이라고 무시했던 형사를 죽인다.
코엔 형제는 유대인이다.
헐리웃은 이미 유대인 자본이 점령했으니, 순순히 받아들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액자 속의 풍경과 유사한 환상에 갇힌 상태로 영화는 끝난다.

 

떨어지는 갈매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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